난 항상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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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을 다시 꾸준히 하고자 그간 읽은 책을 한 군데 모았다. 작년에 대전을 떠나며, 전자책으로 독서하기 시작하며, 그간 많이 버렸고 팔았고 나누었는데 또 책이 쌓여버렸다. 전자책의 한계 때문이다. 여전히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전자책으로 보는 경험은 종이책 읽는 경험을 압도하지 못한다. 미래의 책은 현재의 신문처럼 사라지지는 않지만 소수만이 읽는 매체가 될 지, 그 역사 속 한가운데서 독자로서 존재하는 그 자체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기록하고자 독서 목록을 살펴 보니 전자책의 한계는 더욱 명확했다. 전자책은 종이책을, 디지털 콘텐츠의 전파력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자책이라 불리는 텍스트기반 콘텐츠의 활용가치와 관련하여 내가 현재 무엇을 시도할 수 있을지 회사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  최근 읽은 책들 역시 회사 복지로 매 달 도서구입비를 지원받아 구매한 것이다. 업무 역량을 쌓기 위한 노력과 시간 관리에 대한 흥미가 돋보인다.  한 권씩 독서 기록을 다시 시작해보겠다. 오늘 점심시간에 회사 사람들과 2018년이 벌써 4년 전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생각해보니 그때부터, 아니 그 이전에도 나는 항상 독서 기록을 해왔고 그 때문에 바빴다. 어떤 영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고자 열심히 독서했고, 책을 좋아하는 걸 발견하고선 더 열심히 읽고 기록했다. 심지어 2020년 2월엔 겨울 방학을 맞이하여 이틀에 한 번씩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한 달간 했으니 , 거의 매일 책을 읽었다고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그 일상이 지금 살짝 무너졌다. 책은 매일 읽고 있으나 대부분이 자기계발과 관련한 책들이어서 특히 그렇게 좋아했던 문학을 읽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독서 기록을 하며 의식적으로 문학도 포함하여 독서 지평을 넓히고자한다. 사실 이전에는 자기계발이나 경영서를 전혀 읽지 않아서 나름 좋은 상황이라는 생각이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갔을 때 내가 어떤 책장 앞에서 어떤 책을 고르는지 경험하는 건 중요하다. 내가 현재 어떤 생각을 하...

연결되어 발생하는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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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매번 떨어지는 가게를 지나쳐 출근한다. 운이 좋으면 물에 젖지 않고 운이 안 좋으면 안경에 물방울이 맺힌다. 운이 보통인 날은 머리에 맞는 날? 그런데 계속해서 물방울을 피한다면? 이건 운이 좋은게 아니라 안 맞도록 길을 선택한거다.  예전 블로그에서 '운'에 대해 쓴 적이 있다. 인생의 8할은 운인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내가 지니고 있고 지닐 것들이 순전히 운에 따라 좌우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느끼고,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 내용의 글을 쓴 지 일 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역시 내가 지닌 '운'이 피할 수 없는 영역이며 비교적 좋은 운빨에 감사하며 지낸다.  그런데 그 운이라는게, 예측은 못하더라도 적어도 꾸려나갈 수 있다고, 그리고 이미 닥친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을 최근에 했다. 요약하면 연결되었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6시에 울리는 알람을 듣고 일어나면 아침밥을 여유롭게 먹으며 출근 준비를 할 수 있다. 7시에 울리는 알람을 듣고 일어나면 아침밥은 비교적 급하게 먹어야하며 그래도 여유있게 출근을 준비할 수 있다. 8시에 울리는 알람을 듣고 그제서야 일어나면 9시를 넘겨 출근하는데, 바쁘지 않은 날이면 괜찮겠지만 하루를 늦게 시작하는 건 분명 하나의 일정이 밀린다.  6시에 일어나 8시 안에 출근하게 되면, 8시에 일어나 9시쯤 나서는 길에 만나는 우연한 일들을 결코 만날 수 없게된다. 그 사이 내게 일어나는 일들이 어떤 점이 다른지는 결코 알 수 없지만, 서두를 경우 보통 일이 생기고 그러면 늦게 준비한 탓을 하곤 한다. 일찍 준비했으면 결코 하지 않을 탓으로 기분은 나빠지는데, 중요한건 이거다. 기분이 나빠졌다면 거기에서 또 어떻게 나은 선택을 할 지에 대해 고려해야한다. 이미 나빠진 상황에서 또 수 많은 선택지들이 있을텐데, 거기에서 더 나빠지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운이 좋지 않아 본인에게...

자기개발?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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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블로그하다가 에디터로 일한 후 맞춤법에 민감하냐는 질문을 듣거나 민감할 것 같다고 오해받은 적이 있다. 물론 신경은 쓰이겠으나 각 언어마다 맞춤법을 완벽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또 맞춤법이 틀렸다고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인성, 교류 방식이 나와 맞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크게 상관하지는 않는다. 공개적인 글쓰기나 업무할 때를 제외하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문득 이상하게 느껴지거나 내가 쓴 문장에 확신이 없을 때, 올바른 표현이 궁금할 때 한 번쯤 검색하고 글을 쓰긴 한다. 한 번은 자기계발과 자기개발에 대해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 이제껏 자기개발이 자기계발의 오타인 줄 알았던 나는 둘 다 올바른 표현이라는 걸 보고 깜짝 놀랐었다. 자기계발은 지니고 있는 바를 확장한다는 개념이고 자기개발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했는데, 내가 지니고 있는 걸 확장하는 것과 내가 가질 것을 늘리는 것. 두 가지 모두 지금 내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___ 자기개발 1. 물질적인 것 : 자본력 2. 업무역량 : 경력관리, 외국어 능력, 의사소통 능력 3. 새로 맺을 인맥 자기계발 1. 정신적인 것 : 정신력 2. 신체적인 것 : 근력, 지구력  3. 지나온 인연들 *지속적으로 추가하며 확인해야겠다. ___ 어제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로부터, 퇴근하고 자기계/개발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나는 일상 자체가 자기계/개발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했다. 업무 특성상, 지나온 환경으로 지니게 된 성격 특성상 끊임없이 배우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달리는 편이라고, 어차피 배움은 끝이 없으니 나는 매일 자기계/개발을 하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책을 좋아하게 되고, 텍스트 콘텐츠를 끊임없이 접하다보니 내게는 동경하는 몇 사람이 자연스레 생겼고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독서와 운동이라서, 나 또한 두 가지를 자연스레 추구하기 시작했다. 금요일 퇴근 후와 주말 오전의 생산성을 늘리기 위해 PT를 받고, 잠깐이라도 독...

같은 직업 = 같은 적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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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직업이라 할 지라도 각기 다른 적성의 이유로, 직업과 잘 맞는다고 표현하는 걸 들었다. 글 쓰는 사람의 직업은 천차만별인데 각기 다른 기질과 습관 그리고 일상을 보내면서도 모두가 적성에 잘 맞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걸까 ?  재밌었다. 언제나 직업은 적성에 잘 맞아야한다고, 적성에 맞지 않는 직업을 지니면 삶이 우울하다고 들어만 왔지 막상 직업을 갖게되니 어쩌면 그것은 본인만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닌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만 알 수 있는 영역이 있다. 사회 초년생으로 살아가는 요즘 이 영역에 머무르는 시간이 꽤 길어진다. 어떻게 일해야 생산성을 늘릴 수 있는지, 이 길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오늘 주어진 시간을 과연 잘 사용했는지, 누군가를 속이진 않았는지, 그 누군가가 혹시 나는 아니었는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친구들과 선후배와, 동료들과 그리고 준영이와 대화하는 밀도는 더더욱 커진다. 혼자만의 생각에 갇히지 않기 위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렇다면 다시 혼자일 때로 돌아와서 나는 이제 어떻게 생각하며 행동해야 하는지 다듬고, 실천한다. 환경 보호에 대한 글을 쓰면서 왜 출판은 종이를 낭비하는거야 ?  요즘 젊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는거야 ?  작가의 문체는 사람의 성격처럼 형성되는게 아닐까요 ? 주변 사람이 내게 던진 문장에 대하여 꽤/자주/오랫동안 곱씹는 습관이 있다. 당장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 대하여 대답을 잠시 보류하고 생각하다보면 퍼뜩 아, 이런 대답을 할 수 있겠구나. 그런데 이런 문제가 또 있는데 이건 어떻게 풀어야할까? 다시 생각해보자. 그러다 마법처럼 어느 타이밍에 어느 책을 펼쳤을 때, 적절한 문장을 발견하곤한다. 그때 나는 살아있다고 느낀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구절을   발견할   때 ,  독서의   기쁨은   배가  ...

쓰레기를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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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는 완벽한 쓰레기라는 글을 봤다. 완성하려면 뭐라도 해야하고, 완벽하게 준비될 때란 없다. 조금씩 꾸준히 해서 조금이라도 나가보자. 그리고 그 과정을 기록하며 수정해나가보자.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건 배가 아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좋아하는 걸 찾으려 책을 읽다가, 책을 좋아하는 걸 발견했다.

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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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하자면, 4월은 적응기였다. 그래서 5월 후반부에 들어서야 정신 차리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업로드를 한다.  팩트 : 기록은 드문드문, 미룬 건 업로드.  어떤 식으로라도 기록하면 언젠가 나만의 콘텐츠가 된다. __ 1. 서울로 이사를 한 뒤의 적응 2. 새로운 직장에서의 적응 3. 달라진 주변 관계와의 적응  4. 익숙한 것들을 계속해 나가는 것에 대한 적응 5.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적응 __ 1. 서울로 이사를 한 뒤의 적응 22년 상반기가 빠르게 지나간 이유는 도시를 이곳저곳 옮겨 다녔기 때문이다.  1월: 김해 > 용인 3월: 용인 > 수원 > 김해 > 수원 4월: 수원 > 서울  그리고 5월 말에는 서울 내의 동네 간 이동을 앞두고 있다.  6월부터 새로운 동네에서 지낸다고 생각하니, 올해 상반기는 정말 찐 유목 생활이었다.  예전에 비해 집에 느끼는 감정(애증)이 많이 줄기도 했고, 집순이의 생활에서 벗어나기도 했다는 점이 지금의 생활을 가능케 했던 요인이다. 그리고 수입이 없을 때는 친구들의 환대가 있었고, 일정한 수입이 있었을 때는 집은 오로지 휴식의 기능으로만 작동했다는 점, 집은 곧 나라는 생각과 취향을 드러내는 인테리어에 대한 생각이 없어졌다는 점도 유목 생활을 가능케한 요인이었다.   2. 새로운 직장에서의 적응 여러모로 이전 직장과는 다른 회사에서 생활하며 출퇴근하는 한 달을 보냈다. 순식간에 지나간 지난 날 사이에서, 행복했다. 지금처럼 꾸준히 해 나가고 싶다.  겸손할 것을 기억하자.  3. 달라진 주변 관계와의 적응  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관계도 변했다. 유지하고 싶은 관계, 유지해야 하는 관계 속에서 나도 변했다. 그리고 살아 있는 한, 완전히 끊어진 관계는 없었다.   4. 익숙한 것들을 계속해 나가는 것에 대한 적응 읽고 쓰기를 게을리 했지만, 얇고 길게 해 나가고 있...

이동하는 나는 물건을 정리하면서, 무엇을 소유할 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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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이 밝았다. 세 달이나 지났지만, 이제야 2022년이 시작되었다는 기분이다. 2021년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2022년 1월부터 2월까지 일을 하고, 3월에는 다른 지역으로 한번 더 이동 후 코로나에 걸려 정신 없이 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4월을 앞두고 또 다시 지역 이동을 준비 하고 있다. 이제는 지난 날들을 정리하고 2022년을 제대로 살아가야 한다.  1. 2021년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대전에서 자취방을 정리할 때, 당근 거래를 지양하고 무료 나눔을 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내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고,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물건이었다. 당근 마켓에서 빌런들을 많이 만나기도 했고, 일일이 물건에 가격을 붙이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느껴졌지만, 단순하게 내가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그냥 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다. 그저 나는 그 물건이 필요하지 않았을 뿐이지, 어떤 대가를 바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짐을 정리하고 무사히 김해에 도착해서 연말과 연시를 아빠와 조용히 보냈다.  2. 2022년 1월부터 2월까지 일을 하고  대전에서 이사 후 김해에서 좀 쉬다가 1월 3일에 용인에서 첫 출근을 했다.   대전에서 김해로 가기 전, 퇴사를 하고 평온하게 지내고 있을 때, 학과 교수님으로부터 학교에서 일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연락이 왔었다. 그때 오랜만에 자소서를 쓰고 면접 준비를 하니 삶에 활기가 돌았었다. 사실 퇴사를 하고 3개월 째에 접어들었을 때라 무기력해지기 시작했던 참이었기 때문이었다. 술술 채워지는 자소서와 만족스러운 면접을 끝내고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먹는데 좀 재밌다는 생각을 했었다. 뭐든지 할 수 있는 게 아닐까라는 이상한 자신감이 드는 순간이었다. 결과는 합격이었고,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던 후배의 도움으로 하루 만에 학교 앞에 단기로 방을 구했다. 운이 정말 좋았다.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영상 제작 작업이 주된 업무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