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컨셉진 95호를 읽은 후 (2021년 11월호) ✍

 

1년 전쯤부터 준영이의 추천으로 알게 된 컨셉진을 매월 받아보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종종 독후감을 남겼었는데, 올해 읽은 컨셉진을 기록하면 좋을 것 같아서 가장 최근호인 95호, '당신은 상상하는 사람인가요?' 부터 블로그에 남기기로 한다.

11월호를 처음 봤을 때, 표지를 보고 너무 예뻐서 소리 질렀다. 레진 공예 디자인의 문진을 하나 사고 싶은데, 딱 이런 스타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예쁜 디자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매번 컨셉진은 그들만의 주제와 함께 컬러를 신경써서 디자인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받아보는 나의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하다. 

📌 '머릿속에 그린 바다'를 읽은 후

초등학생 때부터 다양한 발명을 시도하면서 'S&T Stucher'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코이스토리'라는 회사를 전문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연희연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학생이 강의를 준비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능동적인 교육 방식'이 한국의 보편적인 교육 방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더이상 학교는 구글보다 많은 지식을 전달할 수 없다.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줄이는 수동적인 교육은 근대에 적합한 교육이기에, 교육 혁신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코이는 물고기의 한 종류로 어항의 크기에 따라 몸의 길이가 다르게 성장한다고 한다.  

📌 '즐거운 상상을 이어나가는 법'을 읽은 후

스타워즈를 보고 SF와 사랑에 빠진 전홍식 관장의 인터뷰도 기억에 남는다. SF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을 '괴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었던 대한민국의 분위기로 팬심을 숨긴 사람들이 많다는 말은 충격적이다. '쓸모'를 생각하면서 SF를 '시간 낭비를 하는 책'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현실과 다르다고 해서 그런 이야기를 배척하는 건 상상을 제약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상상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니에요. 무언가를 보고 멋있고 재미있다고 감탄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거죠. 누구나 한 번쯤 해봤던 상상이 결국은 현실로 실현되거든요. 그게 사람들을 설득하고 더 나아가서는 세상을 즐겁게 만들죠...(중략)...로켓을 만든 사람들은 쥘 베른의 소설을 보고 자란 사람들이라는 점도 재밌어요."라고 말하는 김홍식 관장은 좋아하는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모아 더 많은 즐거움을 나누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좋아하는 것에 대해 대화하는 삶이 정말 행복한 삶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벅차 올라 눈물이 났다.

더불어, 대중문화에서 SF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었고, 공공 도서관에서조차 다른 책들의 눈치를 보며 존재했다는 SF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때문에 외면을 받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김홍식 관장은 'SF가 사실은 굉장히 현실적인 문학'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고 이것과 저것을 구별하지 않는 동양철학은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과학 소설이 아니라 과학을 즐기고 상상하는 소설인 SF는 기본적으로 현실에서 뻗어난 이야기라, SF가 더 많은 이야기로 풀어져야 한다."라고 말한 것을 읽고는, 아직 읽지 못한 김초엽 작가의 소설들을 얼른 읽고 싶어졌다.

인터뷰를 진행한 에디터는 전홍식 관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간의 잘못으로 인해 생겨난 최악의 시나리오"가 생각난다고 했다. 에디터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디스토피아의 상상된 미래를 보며, 도덕적인 순간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인간으로서 지녀야 하는 필수적인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언젠가 "도덕감정은 타자에 대한 상상력"이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는데, 상상하는 능력은 함께 살아가는 인간에게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 역시 상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상력을 기른다면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더 잘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인간은 즐거워야한다며, 상상의 즐거움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말라는 전홍식 관장의 말이 좀 더 많은 사람들과 SF가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즐기다보면 속에 담긴 철학이나 과학 지식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역시 행동을 하면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왕양명의 철학은 대단해.)

*전홍식 관장은 국내 최초 SF&판타지 도서관이라는 유일무이한 공간을 운영했었다. 아쉽게도 현재는 상시 운영을 하지 않는다.

📌 좋았던 문장들

"거푸집에 넣은 듯, 똑같은 일상의 흐름을 바꾸는 건 큰 변화나 어려운 시도가 아니다. 그저 한 스푼의 상상. 그 작은 상상이 눈부신 순간을 만든다."

"무심코 버려진 쓰레기의 다음을 상상해 본 적 있을까?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실천하는 브랜드 WKND lab은 버려지는 것의 새로운 쓰임을 상상하고 현실화했다."

SF적인 상상이 아니라 일상의 뒷면을 상상한다는 이명주 에디터의 문장들은 반복적으로 읽고 싶어서 사진으로 기록한다.

📌 김경희 편집장의 글을 읽은 후

잡지를 시작하는 김경희 편집장의 글을 독후감의 마지막 꼭지로 남긴다. 

"저는 우리의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중략)...상상을 현실로 만든 경험을 해본 사람으로서, 저는 상상이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흐르게 하는 '내 삶의 방향키'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컨셉진이 상상했던 것이 이루어졌듯이, 나 또한 5년 뒤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행동하면 한 가지 정도는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자, 은식오빠로부터 우라사와 나오키의 <몽인>을 추천 받아 읽었던 게 떠올랐다. 

꿈을 새긴다는 뜻의 몽인. 그 책에서 한 인물은 "보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지구가 둥글다고 믿어 의심치 않으심? 중요한 것은 머릿속에 그리는 것...바로 꿈이심. 꿈, 희망, 소원... 그런 눈에 안보이는 것을 그리며 인류는 여기까지 왔단 말이심. 단 하나 분명한 것은 그리지 않는 꿈은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 거심. 꿈은 꾸어야만, 이루어지는 거심."이라는 말을 했다. 그 인물은 "꿈은 꾸어야만 이루어지는 거심"이라는 대사를 하며 문양이 생겨진 돌을 여자 아이에게 건네고, 아이는 위기의 순간 돌을 떠올리며 액션을 취한다. 나는 어떤 것을 몽인하고 행동할까, 이는 오로지 나만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