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음, 괜찮은 한 권이었어 🥨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출판 콘텐츠에 관심이 갔었고, 불황이라 불리는 출판 시장에서 사람들이 책을 구매하는 행위는 언제 일어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하면서도 당장 알 수 있는 것은 나의 경험이기에, 고민해보니 '믿고 보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작가들의 작품을 접했을 때 서슴없이 결제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 '믿고 본다'의 기준은 베스트셀러나 사이트에서 추천하는 책으로 결정된 (타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직접 읽고 비교하며 스스로가 '문장이 좋다', '스토리가 흥미롭다'라고 느끼며 결정한' 것이다. 더 많은 책을 읽을 수록 좋아하는 작가들이 더 많아지는 경험을 한창 하는 중이라 인생이 즐거운 와중에 읽은 <달까지 가자>는 앞으로 장류진 작가의 신간이 나오면 무조건 구매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다.

 작년에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일을 하지 않은 상태라, 내년에 일을 하게 된다면 다시 읽어보면 좋겠다는 독후감을 남겼었다. 퇴사하는 사람들과 종종 대화를 나누었던 나는 나의 입사를 하기 전부터 퇴사를 왜 하는지에 대해 궁금했었고, 1년 뒤 나는 퇴사를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인생이란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 없어서 (예전에는 이 불안정함이 싫었으나 이제는) 흥미롭다. 퇴사를 하기 몇 달전, 장류진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근처 책방에 들러 구경을 하러갔다. 1부를 천천히 읽어가며 마음은 점점 더 확고해졌다. 구매하자.

 분명 장편 소설인데 단편 소설을 읽은 것 마냥 순식간에 읽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을 때처럼 너무 재밌어서, 아니 회사를 다니는 사람의 입장에서 읽어서 그런가? 장류진 작가의 문장들이 작년보다 훨씬 더 잘 와닿았다. 공감하는 문장들이 가득했던 이 소설은 처음에는 유쾌했고, 중간에는 불안했으며, 끝에는 "음 괜찮은 한 권이었어"라고 생각하게 해주었다.

📌 왜 우리는 월급만으로는 부족한가?

 첫 월급을 받고 생각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삶과 회사 생활을 하는 삶은 정말 다르구나, 여유있게 적금을 들 수 있고, 동생에게 용돈을 줄 수 있고, 맛있는 걸 고민 없이 먹을 수 있고,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수 있고, 아빠에게 언제든지 갈 수 있구나.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는데, 한 달에 70만원 정도 벌었던 대학생 때는 정말 아끼면서 살았었다. 가장 크게 변화한 건 휴대폰 요금제다. 아이폰이 갖고 싶었던 20살의 나는 방학 때 한 아르바이트 비용의 대부분을 아이폰 se를 사는데 할애했고, 23살에는 XR 을 2년 약정으로 구매했다. 할부가 끝났을 때 즈음에 회사 생활을 하며 틈틈이 모아두었던 돈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을 수 있게 되자, 가장 먼저 한 건 휴대폰 요금을 무제한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지난 5년 동안 3G가 5G로 변화할 동안, 나는 1.2GB 요금제를 사용했더랬다. 또한 넷플릭스 구독과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을 하고 느꼈다. 이제껏 정말 아끼면서 살았었구나.

 돈을 버는 이유는 돈을 위해서가 아니다.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무언가가 너무 많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돈이 더 많으면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돈이 점점 더 많은, 흔히 말하는 잠을 잘 때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비인간적인 게임으로 456억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기회란 일상에 없었다. 한 달 동안 수십번 퇴사를 할까 말까를 고민하면서도 월급날이 다가오면 또 기분이 좋아지는 생활에서, 나 또한 돈을 벌면서도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자본주의에 살면서도 모두가 성공한 자본가가 될 수 없는 현실에서, 평범한 노동자들에게 "일확천금"이 주어지는 기회란 정말로 비트코인 뿐이었다. "장군님만 믿습니다! 가즈아!"

 비트코인이 필요한 이유는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함이다. 돈이 많으면 뭔가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 삶에 대해 상상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정말 비트코인이 '삶의 기회'라고 할 수 있을까? 삶의 기회를 돈을 많이 버는 순간과 맞바꾼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정말로 우리는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인가? 얻으려는 생각으로만 치우치니까,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이유는 물가 상승에 있다. 월급은 그대론데 집 값과 생활비 지출은 점점 더 늘어난다. 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과거보다 더 많은 돈이 시중에 돌아다니기 때문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대출을 하고, 그럼 돈이 더 많이 돌아다니고, 누군가는 대출을 갚지만 누군가는 대출을 못 갚게 되는 제로섬 게임 속에서, 일확천금을 얻게 되면 정말 그것이 인간으로 사는 삶인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물론 돈이 없으면 인간 답게 못사는 것도 맞다. 그러나 돈이 없다고 해서 인간 답게 못사는 것이 정말로 당연한 지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가 왜 남을 죽여야만 내가 살아남는 무한 경쟁의 시스템 속에서 살게 되었는가? 더 많은 돈이 있을수록 더 많이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책에 등장하는 다해, 지송이, 은상 언니는 각자의 자유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자본주의를 경험한다. (이더리움이 아니었다면 결코 누리지 못했을 자본주의의 자유다!) 하지만 현실의 우리는 신자유주의의 등장과 몰락을 경험하고, 코로나19 이후 어떤 금융 시스템을 정착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빈부격차는 더 심해졌고, 여전히 '월급만으로는 부족하고 일확천금이 필요한' 사람들로 가득한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더불어, 물가 상승이라는 요인을 제외하고, 근본적으로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다. 대출금, 주거비, 생활비 등 정말 필수적으로 지불해야하는 돈을 제외하고도, 일확천금이 '필요'할까? 돈이 필요한 이유는 종이를 가지기 위함이 아니라 종이를 통해 교환하는 뭔가를 얻기 위해서고, 생계 이외의 것들은 '있으면 좋은 것들'이지만 없어도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는 것들이다. 즉,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누리면서 살아왔기 때문이고,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계속해서 뭔가를 추구하는 삶에 익숙하기 때문이 아닐까?

 5년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다. <달까지 가자>를 기록하며 그간의 금융 생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5년 뒤에는 더 많은 것들이 바뀌어있을텐데, 그때의 나는 과연 돈과 친해졌을까. 수입은 얼마일까. 그런데 이런 생각들보다, 어떤 마음으로 누구와 함께 하는 지, 어떤 책들을 읽으며 지내고 있는지,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 생각하고 싶다. 자본주의에 태어났으니, 돈 공부는 어쩔 수 없이 꾸준히 해야겠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