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플랫폼 경제의 구조 그리고 출판의 미래 📗

 

강성호,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미디어숲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과 플랫폼 그리고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서 읽었다. 

✍ 한 줄 요약 : 위의 키워드에 관심이 많고, 구조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입문서'로 알고 싶다면 추천! 경제/금융 내용이 어렵다면 지루할 수 있음. 반대의 경우 재밌게 읽을 수 있음.

📕 함께 읽어보면 좋은 책 :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제 7의 감각 초연결지능』

특히 나는 네이버 블로그의 (블로거들을 일방적 관계로만 생각하는) 구조가 마음에 안들어서 도망친(?) 경우라, 책의 본문 중 다음과 같은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네이버에서 작성한 상품평이라는 데이터는 나의 노동 행위로 봐야 할까? 아니면, 네이버가 축적한 자본으로 봐야 할까?" (85쪽)

네이버가 성장이 느렸던 이유는 유튜브의 운영 원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용자에게 돈이 안돼. 좀 길게 말하자면 : 네이버 블로그에는 수 많은 콘텐츠가 있고, 그 중 몇 십개, 아니 몇 백개의 블로그는 정말 혼자 읽기 아까운 가치가 있다. 글보다 영상이 많이 소비되는 시대지만, 글을 통해 만들어진 플랫폼의 가치를 네이버가 발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한국 제 1의 포털로서 꾸준한 개발을 하지 않으면 안될테니, 블로그가 지닌 (정확히 말하면 글, 세부적으로 이야기가 지닌)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지금처럼 운영 해 왔을 것이다.(=그냥 방치, 솔직히 웹툰에 들이는 공과 너무 비교되잖아? 부랴부랴 글이 하나의 콘텐츠로 인정받는 여러 플랫폼들이 생기자 운영 방식을 바꿨지 않은가?) 네이버에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과 비슷한 기능이 있는데 도대체 왜 있는건지, 그 기능을 도입해서 효과가 있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나는 내 블로그에 축적되는 글들이 소중했고, 그래서 네이버로부터 도망쳤다. 

이 책에도 나오듯, 하나의 플랫폼에 정착하면 바꾸기가 쉽지 않아서(그래서 독점구조일 수 밖에 없다.) 네이버로 여전히 메일을 확인하고, 검색을 하고, 이웃 블로그의 소식을 구경하지만 점점 구글로 갈아타고 있는 상황이다. 검색은 국내 동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네이버가 압도적이라 검색을 완전히 갈아 탈 수는 없는데 구글/크롬/유튜브를 통해 검색하면 검색의 질이 달라진다. (10년 전에 영미시장에서 출판된 책을 구해 한국에 번역한 출판사도 있다. 그만큼 타언어로 검색하는 역량을 갖출수록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현재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을 보고 있으면, 정말 '연결 그 자체가 권력'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 세계가 궁금했다. 이들은 등장한 지 20년도 안되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세상의 부를 독점하고 있는걸까? 관련 책들을 읽고, 졸업 논문 주제로 미약하게나마 그들의 운영 원리를 알게 되자 "와 이건 모르면 안되겠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모르고도 잘 살아가겠지만,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가 플랫폼과 긴밀하게 생활하기 때문이다. 

구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네이버 블로그에 이웃들의 소식을 간간히 확인하고, 유튜브로 노래를 듣고 정보를 검색하고, 아이폰의 앱 스토어를 사용하며, 인스타그램을 한다. 이 플랫폼들을 통해 기록하며 살아간다. 이전 직장에서도 홍보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앞선 플랫폼들을 포함하여 페이스북까지 홍보의 수단으로 운영했었고, 꽤 재밌었다. 그래서 이들을 운용하는 기업들이 부를 어떻게 자아내는지, 왜 사람들은 이들의 독점을 막을 수 없는건지에 대해 알게 되자 그 내부를 더 알고 싶었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서 소외되어 살아가는 계층에 관심이 많다. 산업시대를 살아왔던 아빠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나와 동생은 삶이 지극히 다르고, 관점이 너무나 달라서, 2년 전 쯤부터  '두 세대가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미래 세대의 방향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궁금하다면 책의 파트 5장, 네트워크가 만드는 자본주의 이후의 세계를 참조하셔라~

마지막으로, 이 책은 금융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포괄적으로 하고 있어서, 비트코인의 원리, 은행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특히 은행의 미래에 대한 주요 시나리오를 보면서 '출판의 미래에 대한 주요 시나리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출판 역시 은행과 마찬가지로 지배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또 스스로가 출판계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출판의 미래

1. 진화한 출판

2. 새로운 출판

3. 플랫폼 기업과의 역할 분담 

4. 뒤로 밀려난 출판

5. 출판의 소멸 

첫 번째 시나리오는 '진화한 출판'이다. 전통적 출판은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동네 서점, 도서관 등의 유통과정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생활의 모든 영역이 디지털 문서화가 되지 않는 이상 종이책의 수요(종이책으로만 만들어져야 하는 서적들: 전공 서적,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책)가 있을 것이고, 영화관이 사라졌지만 영화 자체는 더더욱 번성한 것처럼 출판 자체는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출판사들도 고유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며, 출판 본연의 기능은 오디오북, 전자책 기업들이 흉내 내기 어렵다. 게다가 출판계도 디지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킬 것이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블록체인과 같은 새로운 기술은 출판에서도 보편화될 것이다. 다만, 현재의 출판계는 플랫폼 기업에 비해 고객과의 접점이 약하다. 이 기능을 동네 서점이나 도서관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연구 및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포럼의 형태가 온/오프라인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져야한다. 출판 생태계가 상생한다면 플랫폼 기업에 비해 약하다고 평가되던 고객과 접점과의 문제는 차츰 해결될 것이다. 출판계는 더 편리한 앱을 만들거나 신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모색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새로운 출판'이다. 윌라, 리디북스 등 디지털화에 최적화된 독서 플랫폼들이 기존 출판 유통을 대체한다. 새로운 독서 플랫폼들은 기존의 출판계에서 제공하는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디지털 세계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출판업의 흐름은 이미 세계적 현상이다. 최근에 오디오북 시장관련 포럼에 다녀왔는데, 해외에서는 오디오북이 이미 보편적이라고 한다. 또한 아마존의 킨들 시장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관련해서 더 공부해볼 필요가 있다. IP와 번역일 관련해서도 많은 공부가 필요함을 느낀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플랫폼 기업과의 역할 분담이다. 출판계와 리디북스, 윌라 등이 협업하는 시나리오다. 이미 윌라는 기존 출판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TV광고를 시도한 바 있다. 독서 플랫폼 기업들은 독자를 직접 상대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하며, 출판계는 플랫폼을 빌려 판매창구로 삼을 것이다. 판권 계약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독서 플랫폼들은 자사 콘텐츠가 아니라면 출판사와 긴밀히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 시나리오는 '뒤로 밀려난 출판'이다. 출판계와 플랫폼 기업이 제휴하지만, 기존의 출판계는 소멸되는 시나리오다. 플랫폼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가 달린 콘텐츠를 판매하게 될 것이며, 출판계는 자사의 브랜드를 버리고 플랫폼에 콘텐츠만을 제공하는 형태로 협업한다. 이 시나리오에서 플랫폼 기업들은 콘텐츠 유통을 완전히 장악하는 메가 플랫폼 특징을 띠게 된다.

다섯 번째 시나리오는 출판의 소멸이다. 기존의 종이 출판을 담당하던 출판사가 사라진다. 전통적 모습의 출판사나 서점, 도서관은 완전히 사라진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출판의 본질적인 기능마저 AI, P2P 등을 통해 대체된다. 출판의 본질적 기능은 사라지고, 콘텐츠만 유통하는 플랫폼만 존재하는 것이다. AI가 뉴스 기사, 소설 심지어 시를 쓸 수 있다는 소식이 계속해서 들리고 있다. 사실 글을 쓰는 것도 노동이라 데이터가 충분하다면 대체될 수 있는 분야기도 하다. 하지만 작가의 업이 AI로 완전히 대체되는 것이 어려운 게, 결국 새로운 이야기는 데이터 기반의 AI가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은 오로지 인간만의 능력이다.

"인류가 하나의 종으로서 성공하게 된 비밀은 우리의 여러 공동체가 집단적 두뇌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지프 헨리히-

"우리는 데이터의 풍부함을 통하여 우리의 미래가 뿌리 깊이 사회적일 것이고, 지극히 인간적일 것이라 믿는다."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과거와 달리 이제 세계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네트워크를 직접 운영하는 사람들과, 그 네트워크들을 그저 활용하기만 하는 사람들"

-니얼 퍼거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