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차ㅣN개의 일상ㅣ독서 환경ㅣ책ㅣ전자책ㅣ20대


독자들은 아무리 긴 소설, 아무리 짧은 시라고 하더라도 의미와 가치를 발견한 그 순간을 사랑하기 때문에 책을 가까이 한다. 스마트 기기의 등장 이후 팬데믹으로 공간 제약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에서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 되고 있는 독서 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이를 16일차 기록으로 남기기로 한다. ...(중략)...더 나은 독서 환경을 위한 서포터! 읽는 사람들과 더 많이 교류하고 싶은 내가 지향해야 할 길이다. 그래서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면서 더 나은 독서 환경을 제공하는 전자책에도 관심이 갔던 게 아닐까?...(중략)...




 올해 연말부터 아마존 킨들의 초기 모델 1세대, 2세대, 킨들DX가 인터넷 사용이 중지된다고 한다. 이유는 2G와 3G망을 폐쇄했기 때문. 디지털 사회에서 독서 경험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추가되었음을 보여준다. 유럽과 미국에서 종이책 또는 전자책 소비가 한국보다 많은 이유로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인터넷의 영향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외국은 종이책의 재료로 값싼 종이를 이용한다. 외국은 '독서=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낮다 등)


최근 동생의 휴대폰을 5G로 바꾸러 간 적이 있는데, 점원이 친절하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 5G연결이 불안정할 수도 있어요, 근데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작동이 될 거에요^^" 한국은 디지털 강국이다. 이 장점은 전자책의 강국이 될 수 있다는 작은 단서가 될 수 있다. 작은 단서로부터 큰 움직임, 혁신으로 나아갈 수 있다.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는 곳은 종이책으로 독서를 하고,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은 전자책으로 독서를 할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 아닐까? 종이책은 서점으로 직접 가거나 배송을 기다려야 하지만, 전자책은 다운로드만 하면 된다. 종이책을 구할 수 없는 곳에 전자책 단말기만 있다면 언제든지 독서를 할 수 있는 일상을 보낼 수 있다. 연간 종이로 파괴되는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전자책 단말기가 환경오염에 영향을 주지 않는지 또한 생각해 볼 문제다. 


소장하기보다 공유하는 미래 세대에게도 전자책을 이용하는 경험은 유의미하다. 다채로운 정보 서비스를 제공 받는 데 익숙한 미래 세대들의 도서관 이용 실태를 살펴보면, 기존의 제약(대출 제한 권수/기한/우선 예약)에서 벗어나 구독형 서비스를 애용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해낼 수 있다. *도서관 이용자 수가 매력적일 만큼 많은 지에 대해서는 알아봐야겠지만, 전자책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의 단서를 또 하나 발견해내었다는 생각이다.


전자책은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물살에도 잘 올라 탔다. 그 중심에는 플랫폼이 있다. 전자책은 급변하는 출판 생태계의 변화에 대응이 정말 빠르다는 생각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 서재는 3일에 이들 9인의 작가가 자사 플랫폼을 통해 오는 20일까지 단편소설을 릴레이로 연재한다고 밝혔다.  출판사 나비클럽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2035 SF 미스터리' 프로젝트는 오디오북 계열과도 협업한다. 이성호 밀리의 서재 백만권팀장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의 미래에 대한 흡입력 있는 스토리의 총집합"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다양한 인터넷 유저들을 출판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전자책 시장에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구독 경제가 끝이 아닐 것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당시에 밀리의 서재가 콘텐츠가 부재하다는 글을 썼었다. 지금, 밀리의 서재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느껴진다. 구독형 서비스 말고, 더 나은 획기적인 서비스가 무엇이 있는 지에 대해 생각해봐도 재밌겠다.


매체가 책과 TV 등으로 나뉘었던 때와 다르게,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에는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을 통해서 책으로 독자들이 유입되고 있다. 가령 이슬아 작가는 인스타그램과 이메일을 통해서 팬덤을 공고히 했고, 모베러웍스는 유튜브에서 펼친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내었다. 클럽 하우스 내의 독서 모임 또한 주목할 만 하다. 이때, 더 나아가 다른 매체와 책이 융합될 수 있는 무궁무진함에 대해 생각해본다. 책은 바로 책이기 때문에 그 어떤 매체들보다 다른 매체들과 융합이 잘 되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 과거에는 주로 영화와 책의 융합이었다면, (잠깐, 융합인가? 각색인가? OSMU인가?) 이제는 그 경계가 무한히 확장되었다. 동네 서점이나 독서 클럽 등 공간과 책도 연계가 가능하다. 책이 바로 책이라는 문장은 책은 그것이 담고 있는 가치 덕분에, 그 가치를 좇는 다른 매체들과 쉽게 융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는 가치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가치와 의미의 중심에는 '이야기'가 있다. 오직 인간만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전수하기 때문에, 그 이야기들로 인간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배울 수 있고, 반성할 수 있고, 타인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다. 글도 결국 콘텐츠다. 책은 이분법 적으로 나뉘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양 산업은 산업적 측면에서 그럴 뿐, 책과 다른 콘텐츠들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각자가 각자의 분야에서 함께 존재하고 있다. 


읽을 거리가 많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지금은 읽을 콘텐츠들가 포화 상태고,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현저히 많다. 예전에는 무조건 독서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책에서 무조건 좋은 의미와 가치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성의 글들은 좋은가 나쁜가? 처세술로 활용되는 고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그 기준을 누가 정하는 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글이 좋은지 나쁜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이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이라는 명확한 타겟이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출판 업계는 그 타겟을 잃지 말아야 하며, 타겟들은 출판 업계의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그렇게 살고 싶어=읽고 싶어" 한다. 출판계는 그들을 위해 더 나은 독서 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해 서포터만 해주면 된다. 더 나은 독서 환경을 위한 서포터! 읽는 사람들과 더 많이 교류하고 싶은 내가 지향해야 할 길이다. 그래서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면서 더 나은 독서 환경을 제공하는 전자책에도 관심이 갔던 게 아닐까? 


전자책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20대 독자들의 구매 비중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올 1월 ‘리디북스’ 이용자는 1년 전의 1.8배인 41만 명, ‘밀리의 서재’ 이용자는 8.2배 늘어난 14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하는데, 이때 주목할 점은 서비스 체류시간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2시간 짜리 영화는 꺼리지만, 20분짜리, 10분짜리 영상은 수십여 개 연달아 보는 미래 세대들이 어떻게 책을 읽겠냐라는 질문이 가볍게 느껴진다. 책은 그 자체로 서비스 체류 시간이 클 수 밖에 없다. 충성 고객이 있다는 소리다. (리디북스의 올 1월 이용자당 평균 체류 시간은 1시간 12분 59초로, 1년 전(41분 9초)보다 77.4% 성장했다. 밀리의 서재 체류 시간도 같은 기간 29분 17초에서 52분 12초로 76.8% 급증했다. 이는 SNS 서비스 앱 ‘인스타그램’(24분 57초)을 추월한 성장이다.) 사람들은 영상을 시청할 때 길이를 따지지만, 독서를 즐기는 충성 고객들은 책의 길이를 따지지 않는다. 독자들은 아무리 긴 소설, 아무리 짧은 시라고 하더라도 의미와 가치를 발견한 그 순간을 사랑하기 때문에 책을 가까이 한다. 



출판 업계 밖에서 책은 오히려 더 생생히 살아가고 있다. 전자책 기술의 등장 이후 오디오북이 등장했고, 북튜버가 등장했고, 대기업의 움직임(신백서재)까지 등장했다. 이용자가 있으니까 플랫폼 간 경쟁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과거 비주류였던 인터넷 소설은 웹소설로 변화, 인정받고 있다. 문제는 포화 상태인 디지털 콘텐츠들이 상호 연계 부족으로 인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이용자들의 활용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독서 경험이 디지털화 될 수록 기술 소외계층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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